좋아하는 가수가 다른 이의 노래를 커버해 부를 때 나는 두 곡을 좋아하게 된다. 원곡의 느낌과 커버의 느낌 모두를 놓지 못한 채 상황과 감정에 따라 찾아 듣는다. 그러다 보면 원곡을 부른 가수도 좋아하고 만다. 인디음악은 이렇게 알음알음 알아가는 매력이 있다. 이미 김목인에서 정우로, 정우에서 박소은으로 이어지지 않았던가. 근 한 달 반째 정우가 부른 김일두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빠져 있다. 이 곡은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김일두의 2013년 앨범 [곱고 맑은 영혼]수록곡이다. 김일두의 음악과 목소리는 한대수에서 카쥬에 가까운 그 쨍한 소리를 덜어내고, 김민기에서 서정을 덜어내는 대신 처량하고 절절한 감성을 더한 어느 지점에 걸쳐 있다. 동시에 그의 음악은 흐린 날 부산 앞바다와 소주를 연상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