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2

정밀아, 서울역에서 출발

이태원과 파사주 이태원을 제대로 둘러본 건 작년 이맘때였다. 한적한 주말, 홍제동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자전거도 타고 커피까지 한 잔 마신 참이었다. 이태원에서 저녁 약속이 있다는 친구를 무작정 따라 talhae.tistory.com 여기에 처음 쓴 글에서 나는 이태원을 처음으로 제대로 걸어보았을 때 느꼈던 초라함을 이야기했다. 사실 이태원로나 보광로 같은 큰길을 제외하면 이태원 일대 지형은 대부분 울퉁불퉁하고 구불구불하다. 그 분위기도 마냥 번쩍이지만은 않고 오히려 오랜 시간의 궤적이 군데군데 드러나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까지 주눅이 들어 있었는지 다소 어리둥절하다. 하지만, 실은 알 것도 같은데, 이전까지 내가 알던 이태원은 내 동기들과 주한미군들이 주기적으로 순찰하던 ..

아카이빙 2022.12.29

이태원과 파사주

이태원을 제대로 둘러본 건 작년 이맘때였다. 한적한 주말, 홍제동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자전거도 타고 커피까지 한 잔 마신 참이었다. 이태원에서 저녁 약속이 있다는 친구를 무작정 따라나섰다. 도착하자마자 친구를 보내고는 처음 보는 이스라엘 식당에 들어가 처음으로 후무스와 난을 먹어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갈 곳을 못 찾고 시끌벅적한 보광동 일대를 방황하기 시작했다. 좋은 식당과 카페를 찾아가 보기를 좋아하던 평소와 다르게, 그 날의 나는 혼자 가볍게 한 잔 할 만한 장소조차 찾지 못했다. 이곳에 내가 들어가도 될까, 내가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여기에는 학부 때 지내던 한적한 바다마을의 경험과 서울 한복판 사이의 문화적 격차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날 다행히 한적한 수제 맥주집을 한..

아카이빙 202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