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이어진다. 바람직한 형태, 당초 생각한 형태는 아니지만 아무튼 어떻게든 이어진다. 적어도 그러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이를테면 이렇다. 일어나서 운동을 한다. 운동이 끝나야 비로소 씻는다. 씻고 나면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그리고 안방의 작업실로 향한다. 안방이 작업실인 건 아니다. 정확히는 안방의 침대 옆, 책상이 내 작업실이다. 그렇게 앉아서 뭔가를 읽고, 또 읽는다. 그런 일상이다. 최근에는 폴 프라이의 을 읽는다. 문학이론을 일별하는 강의지만서도 왜인지 늘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이래저래 씨름하다 보니 읽어내지 못할 바는 아닌데, 이걸 ‘읽어내다’라고 표현하는 데에서 모종의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을 읽는 건 아마도 오늘까지, 바흐친에 관계된 부분부터 바흐친이 긴밀히 관계된 부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