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하우스api.wisdomhouse.co.kr 언어란 물리적, 사회적 실체로서의 물성을 가진다고 꾸준히 믿는다. 말과 글로 세계를 서술하는 작업은 동시에 그 세계를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수행문에 가깝다. 언어로 시공간을 입은 세계는 쓰이고 말해지고 읽히고 들리는 한 기억되며, 믿는 만큼 존속한다. 그러나 얼마나 구체적으로, 단단하게, 그리고 언제까지? 그것은 언어가 끝내 정확히 성취할 수 없는 부분이며, 아무리 확대해도 미세하게 흐릿할 수밖에 없는 어떤 지점이다. 그 흐릿한 잔여에서 소설은 의미생산을 시작한다. 한유리의 는 인절미라는 기니피그에 관한 소설인 동시에 소설에 관한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이끄는 동인은 명백하다. 강인하고 아름다우며 오롯한 이 소동물이, 인간과 지구의 시선과 법칙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