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토요일 3

머문 어제를 딛고 당신과 마주할 내일: 정우-<여섯 번째 토요일>과 <뭐든 될 수 있을거야>

정우 오디세이 (2) -과 나 못다 한 안녕 https://www.youtube.com/watch?v=75tay629QyQ [온스테이지2.0] 정우, 은 단적으로 말해, '과거들에 못박힌' 채 낙엽처럼 지는 몰락 속에 머무르는 이야기이다. 이 곡에서 대체로 내일이나 미래란 존재하지 않으며, 고집스러울만치 어제 혹은 과거를 이야기한다. 이는 가사가 주로 과거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일례로 곡의 첫 부분을 살펴보면 이렇다. '당신'은 안경을 두고 '갔고', '나'는 작별을 채 건네지 '못했다'. '당신'이 '밝혀 둔' 등불에 '나'는 숱한 인사를 '헤아렸다'. 이후의 가사 역시 대부분 '-ㄴ'으로 이루어진 과거의 사건에 그 시선이 머물러 있다. 할머니가 손녀에게 속삭이는 시놉시스를 보면..

안에서 밖으로, 다채로운 우리의 한때: 정우-[여섯 번째 토요일]과 <나에게서 당신에게>

정우 오디세이 (1) - [여섯 번째 토요일]과 돌아가, 사랑을 주고받았던 그날의 밤 [여섯 번째 토요일]은 정우가 씨티알싸운드에 들어간 이후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이다. 이 앨범은 그가 처음 곡을 만들고 부르기 시작할 때부터 그 시점까지의 한 부분이 담겨 있다. 그때까지의 곡들을 그러모아 낸 만큼, 일견 앨범 자체에는 커다란 유기성이나 흐름이 없는듯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여섯 번째 토요일]에 오롯이 담긴 하나의 커다란 시기는 곧 그만큼의 계기를 담고 있으며, 그 안에서 중요한 전환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거칠게 말해, 앨범의 전반적인 기조는 '과거의 연장'을 그린다. 수록곡의 가사는 다채롭지만, 대부분 과거 어느 순간에 시선이 머물러 있거나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박제된 채로 지속되는 형태를 보인다...

정우, 나에게서 당신에게

4월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김목인의 공연을 보려다가 매진으로 인해 못 가게 되었고, 아쉬운 대로 그가 공연한 공간을 한 번 가본 뒤 마음에 들어 종종 거기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거기서 정우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이후 정우의 공연을 찾아다니다가 함께 공연하는 박소은도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왜 김목인과 박소은을 거친 이제서야 정우의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 이전에 말했듯 김목인의 노래는 늘 잔잔하게 나를 위로해 주었고, 박소은의 노래는 그 강렬한 솔직함으로 아주 선명하게 다가왔다. 반면, 정우의 노래는 무엇이 왜 좋은지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날 해방촌에서, 리허설부터 기타 소리와 목소리와 가사로 나를 사로잡은 그때로부터, 숱한 공연과 팟캐스트 방송과 정규 1집 발매에 이르기까지 줄곧..

아카이빙 2022.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