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은의 앨범 와 는 그의 음악적 역량 외에도 스토리텔링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말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잘 쓴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야기의 뼈대와 관절을 잘 잡아내고, 행위자로서의 인물을 배치하며, 이 모든 과정이 기호들의 직조임을 메타적으로 능숙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두 앨범은 함께 들을 때 그 ‘이야기성’이 뚜렷이 드러나고, 그 '이야기성'은 곧 기호, 이야기에서의 죽음과 이를 받아들이는 윤리적 질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의 ‘프롤로그’는 두 앨범을 여는 음악적 프롤로그이면서도 다음 곡인 ‘가자’의 주제로 천천히 이끈다. ‘가자’는 개구리가 눈을 뜨는 봄의 한복판에서 ‘가자’라는 청유형과 ‘봄이 오는구나’라는 서술로 배경과 동기를 설정한다. 배경과 동기..